태국은 모계사회?
태국은 모계사회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실은 다릅니다.
태국은 법적으로도, 사회 구조적으로도 모계사회가 전혀 아닙니다.
그런데도 태국은 모계사회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뭘까요?
그리고 태국에서 남자들이 상대적으로 맥을 못 추는 이유에 대해서도 분석하겠습니다.

모계사회 정의
모계사회란 재산과 권력이 여성 중심으로 세습되는 구조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태국은 현재 법적으로, 제도적으로도 부계 사회의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현재 태국에서 법적으로 자녀의 성씨는 부계 성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태국의 정치권과 군부, 기업 고위층은 여전히 남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그런데도 태국 하면 왠지 모계사회 이미지가 떠오르는 이유는, 아무래도 태국 남자들은 집에서 놀고 여성들이 생계를 책임질 것 같다는 이미지 때문일 텐데요.
이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태국이 모계사회로 보이는 이유
그럼 먼저 이런 선입견이 맞는 이유부터 정리해보겠습니다.
태국의 산업 구조는 남성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태국 남자뿐 아니라 한국 남자들도 태국 현지에서 장기 체류하며 돈을 벌려고 하면, 한국인 여행객들을 상대로 한 여행 가이드 말고는 딱히 할 게 없을 겁니다.
이것은 태국 남성들이 맥을 못 추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태국은 외국인 여행객을 상대로 한 관광업으로 먹고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돈이 되는 돈벌이는 대부분 항공업, 호텔 숙박업, 관광객을 상대로 한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남성들에게 불리한 산업 구조
한국의 경우 공대 오빠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로, 한국 남자는 공대를 졸업하고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같은 반도체 기업이나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IT 기업에 취업하여 높은 연봉을 받으면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또는 국내 건설사나 해운회사, 정유회사에 취업하여 엔지니어로 해외를 누비면서 돈을 벌 기회가 있습니다.
반면 태국 제조업은 글로벌 기업의 단순 조립이나 포장 업무를 맡고 있는 2차 벤더에 치중되어 있고, 자체적인 IT 기업도 적다 보니 태국 남성들은 상대적으로 취업에 불리합니다.
결국 태국 남성들은 돈을 벌려면 항공 승무원 또는 호텔리어가 되거나 관광 서비스업에 종사하면서 관광객들의 비위를 맞춰야 하는데 태국 여성에 비해 수월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태국에 진출한 글로벌 제조사나 제약회사의 경우 R&D 개발이나 제조 분야보다는 영업 부문 비중이 커서 태국 여성 직원의 숫자가 남성보다 훨씬 많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실제로 많은 태국 남성들이 경제 활동에서 여성들보다 힘을 못 쓰는 측면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태국에서 느낀 점은 태국 남성이 하는 업무와 여성이 하는 업무가 크게 구분되어 있지 않는다는 겁니다.
태국에 거주하시는 분들은 여러 번 보신 적이 있을 텐데, 건설 현장에서 태국 여성들은 남성들과 똑같이 삽질을 하고 돌을 나르고 험한 일을 도맡아서 합니다.
이런 광경은 한국 사람 눈에는 조금 이질적으로 보일 수도 있을 텐데요.
건설 현장뿐만 아니라 일이 험한 직종에서 태국 여성들은 남자들과 똑같이 업무를 맡습니다.
이건 어쩌면 태국 여성들의 장점으로 좋게 말하면 생활력이 강하다고 표현할 수 있고, 나쁘게 말하면 조금 억센 측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행객으로 태국을 방문했다면 대부분 경제 활동을 하는 태국 여성들을 현장에서 더 많이 접하기에 태국 남자들은 놀고, 여성들이 생계를 꾸려간다는 이미지를 갖기 쉽습니다.
태국이 모계사회 아닌 이유
하지만 상황이 이래도, 태국 여성이 사회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없는 점을 살펴보겠습니다.
좀 전에 말씀드린 대로, 태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은 R&D 분야보다 영업직군 규모가 훨씬 큽니다.
이건 제조회사나 제약회사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해외에서 이미 개발되어 만들어진 제품을 태국 내수 시장에서 영업을 잘해서 많이 판매하는 게 중요하다는 건데요.
그런데 신기한 점은 태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의 영업 부서 직원 대부분이 여성인데, 정작 그들을 지휘하는 부서장은 태국 남성입니다.
이처럼 기업 고위층은 물론이고 태국 정치권과 군부 지도부는 남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사회뿐 아니라 가정 내에서도 태국은 부계 사회라는 점을 알 수 있는데요.
과거 한국의 할머니 세대에서 남아선호사상이 심했을 때 딸만 낳은 집안의 딸 이름에 미자(未子)나 말자(末子), 후남(後男), 귀남(貴男)이라는 이름을 짓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해당 이름들에는 ‘이제 딸은 그만 낳고 남자아이를 출산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는데요.
태국은 이 정도로 노골적이지 않지만, 현재 30대 태국 여성 이름에 ‘충분하다’, 영어로 ‘enough’라는 의미의 이름을 가진 경우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해당 이름은 ‘딸은 충분하다’는 의미로, 과거 한국의 미자나 말자와 비슷한 맥락입니다.
아마 태국 현지인들에게 태국은 모계사회냐고 물어보면 전혀 아니라고 대답할 겁니다.
마치 동물의 왕국에서 수사자가 낮잠 자고 있을 때 암사자 무리가 단체로 사냥해오면, 그제야 잠에서 깨어난 수사자가 사냥감을 뺏어 먹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변화하는 태국 사회
근데 이것도 태국의 기성세대 이야기이고, 요즘 태국 젊은 세대 여성들은 이런 구조에 반기를 들며 비혼을 선언하거나 딩크족으로 남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한국의 혼인율과 출산율은 전 세계에서 매우 낮은 수준인데, 현재 태국 방콕의 혼인율과 출산율 역시 한국 못지않습니다.
오히려 사회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태국의 젊은 여성들은 태국의 남성 중심 사회에 반발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럼 결론을 정리하면, 태국의 산업 구조 때문에 남성에게 불리한 측면이 있지만, 법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여전히 태국은 남성 중심의 사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태국 사회를 어떻게 보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