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026년 7월 15일 — 해당 글은 최신 연구 및 정보를 반영하여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있습니다. 권도형 미국 법원 판결 결과와 당시 국내 투자자 현황 기록을 반영해 사건 전체를 정리했습니다.
루나 테라 사태, 무엇이었나
2022년 5월, 한때 시가총액 50조원에 달했던 한국산 코인 루나(LUNA)와 스테이블코인 테라USD(UST)가 단 며칠 만에 가치를 거의 전부 잃고 휴지 조각이 됐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약 400억 달러(약 59조원)의 손실을 낳은 이 사건은 가상화폐 역사상 최악의 붕괴 중 하나로 기록됐고, 주범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2025년 12월 미국 법원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이 글은 사태의 구조와 전개, 국내 투자자 피해 기록, 그리고 권도형의 도피부터 판결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기록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테라 루나는 무슨 코인이었나
테라는 1코인이 1달러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이른바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이었습니다. 다만 달러 예치금 같은 실물 담보 대신, 자매 코인 루나의 공급량을 조절해 가격을 유지하는 ‘알고리즘’ 방식이었다는 점이 결정적 약점이었습니다.
테라 가치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루나를 발행해 테라를 사들여 유통량을 줄이고, 반대로 1달러를 넘으면 테라로 루나를 사들여 소각하는 구조였습니다. 여기에 테라폼랩스는 테라를 예치하면 최대 연 20% 이자를 약속하는 앵커 프로토콜로 투자자를 끌어모았습니다.
이 같은 방식은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를 지급하는 다단계 금융사기, 즉 폰지 사기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 등 여러 전문가가 폭락 전부터 이 모델의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습니다.

2022년 5월, 대붕괴의 전개
2022년 미국의 금리 인상과 긴축으로 위험자산에서 돈이 빠져나가던 상황에서, 테라가 1달러 아래로 추락하자 테라폼랩스는 루나를 대량으로 찍어내 테라를 사들였습니다. 그러나 루나 가치는 통화량 증가 탓에 폭락했고, 테라와 루나를 동반 투매하는 뱅크런이 벌어지며 두 코인 모두 사실상 가치가 소멸했습니다.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FTX, OKX 등 글로벌 거래소들이 잇달아 루나와 UST의 거래를 중단하거나 상장 폐지했고, 국내에서도 고팍스·빗썸·업비트 등이 루나를 퇴출시켰습니다.
국내 투자자 피해 기록: 28만명, 그리고 단타 광풍
폭락 당시 국내 루나 보유자는 약 28만명에 달했던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코인 가치가 99% 이상 폭락한 뒤에도 ‘반등 한 번이면 수십 배’라는 심리로 단타 매매에 뛰어드는 투자자가 급증했다는 사실입니다.
거래소들이 상장폐지를 예고한 기간에도 루나 거래량은 오히려 치솟았고, 상당수 투자자가 마지막 변동성에 베팅했다가 추가 손실을 봤습니다. 극단적 폭락 국면에서 나타나는 투기 심리의 전형적인 사례로, 이후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 논의(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제정 등)가 본격화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권도형은 누구인가
권도형은 대원외국어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를 거쳐 2018년 티몬 창업자 신현성 대표와 함께 테라폼랩스를 설립했습니다.
2019년 포브스 선정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 30인’에 꼽히며 ‘한국판 일론 머스크’로 불리기도 했지만, 폭락 사태 이후에는 실리콘밸리 최대 사기극의 주인공 엘리자베스 홈스에 비견되는 처지가 됐습니다. 폭락 직전 “전형적인 폰지 사기에 당했다면 그건 전적으로 당신 책임”이라고 남긴 과거 트윗은 사태 이후 두고두고 재조명됐습니다.
도피, 체포, 그리고 미국 송환
사태 직후 싱가포르에 머물던 권도형은 한국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자 두바이를 거쳐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로 도피 행각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다 2023년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을 사용해 출국하려다 체포됐습니다.
이후 한국과 미국이 신병 인도를 두고 경쟁했고, 약 17개월의 법정 공방 끝에 몬테네그로는 2024년 12월 미국 인도를 결정했습니다. 권도형은 2025년 1월 미국으로 송환돼 뉴욕 브루클린 연방 구치소에 수감됐으며, 증권사기·통신망 사기·상품사기·시세조종 공모·자금세탁 등 총 9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미국은 혐의별 형을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전부 유죄 시 최대 130년형까지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최종 판결: 징역 15년
권도형은 재판 과정에서 일부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1900만 달러 상당의 재산을 환수당하는 조건으로 검찰과 플리바게닝(유죄 협상)에 합의했고, 검찰은 징역 12년을 구형했습니다.
그러나 2025년 12월 11일 뉴욕 남부연방법원의 폴 엥겔마이어 판사는 구형보다 무거운 징역 15년을 선고했습니다. 판사는 권도형의 범행을 “전대미문의 사기”로 규정하며 “당신의 범죄는 사람들에게 약 400억 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초래했다”고 질타했습니다.
몬테네그로 수감 17개월과 미국 수감 기간은 형기에 산입됐으며, 형기의 절반을 복역한 뒤 국제수감자 이송을 신청해 한국으로 송환될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한국 검찰의 별도 수사와 국세청의 수백억원대 세금 추징도 진행된 상태입니다.
루나 사태가 남긴 것
루나 사태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실험이 어떻게 파국으로 끝날 수 있는지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남았습니다. 이후 미국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100% 준비금과 라이선스를 요구하는 지니어스(GENIUS) 법안이 제정되는 등 규제가 정비됐고, 한국에서도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됐습니다.
연 20% 이자 같은 비정상적 수익률 약속, 실물 담보 없는 가치 유지 구조, 그리고 폭락장에서의 단타 광풍까지 — 루나 사태의 교훈은 지금의 가상자산 투자에도 그대로 유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