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31일, 코스피가 하루 만에 1001포인트, 17.91% 폭등했습니다. 지수는 6595로 마감했습니다. 종전 최대 상승률이던 2008년 10월의 11.95%를 큰 폭으로 갈아치운, 사상 최대 상승률이자 상승폭입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시장은 정반대였습니다. 7월 코스피는 8476에서 시작해 한때 5590대까지 밀리며 월간 낙폭이 역대 1위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거래일 하루에 낙폭 대부분을 되돌린 것입니다. 롤러코스터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한 한 달이었습니다.
이 글은 이 극적인 반전이 왜 일어났는지, 무엇이 진짜 원인이었는지, 그리고 투자자가 남은 변수로 무엇을 봐야 하는지를 정리합니다. 앞서 다룬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어떻게 마무리됐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코스피 폭등, 숫자로 본 그날
기록이 쏟아진 하루였습니다. 지수 상승률과 상승폭 모두 사상 최대였고, 수급에서도 신기록이 나왔습니다.
한국거래소 기준 외국인은 이날 7조2196억원을 순매수하며 역대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습니다. 종전 기록인 2025년 10월의 3조1400억원을 두 배 이상 넘어선 규모입니다. 반대로 개인은 8조2543억원을 순매도하며 역대 최대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기관도 1조1782억원을 순매수했습니다.
외국인 순매수는 반도체 두 종목에 집중됐습니다. SK하이닉스에서 3조6086억원, 삼성전자에서 2조1168억원이 나왔습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장중 28% 넘게 오르며 상한가 직전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한 달 넘게 한국 주식을 팔던 외국인이 마지막 날 방향을 완전히 뒤집은 것입니다.
진짜 원인: 미국 헤지펀드의 청산
그렇다면 무엇이 이 반전을 만들었을까요. 국내 재료가 아니라 미국에서 벌어진 한 사건이 핵심이었습니다.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라는 미국의 인공지능 특화 헤지펀드가 있었습니다. 오픈AI 연구원 출신이 운용하는 이 펀드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메모리, 클라우드 인프라에 집중 투자해, 올해 상반기에만 순수익률 439%를 낸 월가의 스타였습니다.
그런데 7월 들어 AI 관련주가 급락하자 상황이 반전됐습니다. 높은 수익을 만들었던 집중 투자와 레버리지가, 하락 국면에서는 손실을 같은 속도로 증폭했습니다. 이 펀드의 7월 손실률은 67%에 달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결국 펀드는 마진콜 압력 속에 보유 포트폴리오 대부분을 세계 최대 헤지펀드 중 하나인 시타델에 넘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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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게 코스피를 끌어올렸나
연결고리는 디레버리징입니다. 빚을 줄이는 과정이라는 뜻입니다.
이 헤지펀드가 무너지는 동안, 시장에는 ‘언제 이 펀드의 물량이 쏟아질지 모른다’는 공포가 깔려 있었습니다. AI와 반도체에 집중된 포트폴리오였던 만큼, 그 매도 물량이 관련주를 계속 짓누를 것이라는 우려였습니다. 7월 내내 반도체주가 힘을 못 쓴 배경에도 이 불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타델이 포트폴리오 대부분을 인수하면서 이 불확실성이 걷혔습니다. 언제 터질지 모르던 매물 폭탄이 정리되자, 억눌려 있던 반도체주가 수직 반등한 것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두고 디레버리징 해소에 따른 수급 정상화로 해석했습니다. 여기에 과매도 인식과 빅테크 실적이 AI 투자 지속성 우려를 덜어준 것도 힘을 보탰습니다.
개인은 팔고 외국인은 샀다
이날 수급에서 눈에 띄는 건 개인과 외국인의 정반대 움직임입니다.
외국인이 역대 최대로 사들이는 동안, 개인은 역대 최대로 팔았습니다. 이 구도는 앞서 다룬 수급 주체 교체가 정확히 뒤집힌 모습입니다. 그동안 외국인이 팔고 개인이 받아내던 구도였는데, 이날은 외국인이 사고 개인이 파는 구도로 전환된 것입니다.
개인의 대규모 매도는 두 가지로 해석됩니다. 하나는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이고, 다른 하나는 그동안 하락장에서 물렸던 물량을 반등에 정리한 것입니다. 어느 쪽이든, 급등의 순간에 개인이 이익을 확정하며 빠져나가고 그 물량을 외국인이 받은 셈입니다. 시장을 밀어 올린 주체가 개인이 아니라 외국인이었다는 점은 기억해 둘 대목입니다.
코스피 반등, 믿어도 될까
하루 18% 급등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가 관건입니다. 균형 있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긍정적으로 보면, 이번 반등의 원인이 비교적 명확합니다.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디레버리징 해소라는 구체적인 수급 이벤트가 방아쇠였고, 그동안 시장을 짓눌렀던 불확실성 하나가 실제로 제거됐습니다. 증권가에서 수급 불안 요인이 걷히며 바닥 다지기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부정적으로 보면, 하루 18% 급등 자체가 시장이 그만큼 비정상적으로 출렁이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급락도 급등도 모두 변동성의 얼굴입니다. 특정 헤지펀드 청산이라는 일회성 이벤트가 만든 반등인 만큼, 이것이 추세적 상승의 시작인지 기술적 반등인지는 더 지켜봐야 합니다.
남은 변수는 무엇인가
8월을 앞두고 확인할 지점은 몇 가지입니다.
첫째, 미국의 남은 대형 기술주 실적입니다. AI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이어지며 AI 투자에 대한 확신을 뒷받침하는지가 중요합니다. 둘째, 미국의 고용 지표입니다. 이 지표가 연준의 금리 경로에 대한 힌트를 줍니다. 셋째, 외국인 순매수의 지속 여부입니다. 하루짜리 이벤트성 매수인지, 추세적 복귀인지가 방향을 가릅니다. 넷째, 유가와 중동 정세입니다.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이 변수는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정리하며
7월 31일의 폭등은 그 자체로 놀랍지만, 더 중요한 건 그 원인이 국내가 아니라 미국 헤지펀드의 청산이라는 외부 수급 이벤트였다는 점입니다. 우리 시장이 글로벌 자금의 흐름에 얼마나 민감하게 연결돼 있는지를 다시 보여준 하루였습니다.
투자자에게 남는 교훈은 앞서 변동성 장세에서 짚은 것과 같습니다. 하루의 급등에 들뜨기보다, 이 반등을 만든 원인이 지속되는지를 차분히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급락이 공포였듯 급등도 유혹일 수 있습니다. 시장은 여전히 크게 흔들리고 있고, 그 안에서 중심을 잡는 것은 결국 예측이 아니라 원칙입니다.
※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인용된 수치와 해석은 특정 시점 기준으로, 시장 상황은 수시로 변합니다.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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