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중 하나인 애플의 선장이 15년 만에 바뀌었습니다. 2026년 9월 1일, 팀 쿡이 물러나고 존 터너스가 새 최고경영자(CEO)로 공식 취임했습니다.
그런데 새 선장을 기다리는 첫 항해가 만만치 않습니다. 애플이 가장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 ‘AI’가 곧바로 시험대에 오르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바뀌었고, 터너스가 풀어야 할 숙제는 무엇인지 정리하겠습니다.

애플 CEO 존 터너스
팀 쿡은 9월 1일 15년간의 CEO 자리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executive chairman)으로 옮겼습니다.
팀 쿡의 재임 성과는 화려합니다. 애플 시가총액을 약 3500억달러에서 4조6000억달러 이상으로, 연매출을 1080억달러에서 4161억6000만달러로 키웠고, 연 1000억달러가 넘는 서비스 사업과 자체 칩 생태계를 구축했습니다.
다만 팀 쿡은 완전히 떠나는 게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중국 정부와의 관계 관리는 계속 맡기로 했습니다.
왜 하필 ‘하드웨어 엔지니어’였을까
신임 애플 CEO 존 터너스는 51세로, 2001년 애플에 입사해 25년간 근무한 정통 ‘애플맨’입니다. 2021년부터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으로 아이폰·아이패드·맥·에어팟·비전프로의 하드웨어를 총괄했습니다.
이사회가 그의 ‘제품 개발·엔지니어링 관리·장기 전략’ 경험을 강조한 대목이 의미심장합니다. 소프트웨어·서비스보다 ‘제품과 기술’로 승부하겠다는 신호로 읽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운영해본 적이 없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됩니다.
AI 시리, 왜 구글에 손을 벌렸나
터너스가 물려받은 가장 무거운 짐은 AI입니다. 애플은 생성형 AI 경쟁에서 빅테크 경쟁사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시리 대개편이 2년 넘게 지연됐고, AI 부서 핵심 인력이 잇따라 떠났습니다.
결국 애플은 자체 모델의 한계를 사실상 인정하고, 구글의 제미나이(Gemini)를 시리의 클라우드 추론 엔진으로 도입하는 연 약 10억달러 규모의 다년 계약을 맺었습니다.
자존심 강한 애플이 경쟁사 기술을 빌려 쓴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이는 빅테크의 AI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지를 묻는 3조 달러의 질문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폴더블 아이폰과 새 시리
터너스의 첫 관문은 9월 9일 가을 신제품 행사입니다. 이 자리에서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아이폰 울트라로 추정)이 공개되고, 구글 제미나이 기반의 새 시리도 처음 시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카운터포인트는 폴더블 가격을 약 2200달러, IDC는 2550달러로 전망합니다. 시리가 단순 음성 비서를 넘어 ‘앱을 호출해 다단계 작업을 완수하는 AI 비서’로 진화해야, 애플의 AI가 비로소 경쟁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폴더블과 새 시리가 성공하면 터너스는 취임 초 값진 승리를 손에 쥐게 됩니다. 애플 신제품은 국내 반도체·부품 업계와도 직결되는데, 이 연결고리는 메모리 품귀와 애플 가격 인상에서 다룬 바 있습니다.
탈중국·트럼프·소프트 스킬
AI 말고도 과제는 많습니다. 첫째, 마진을 지키면서 생산을 중국 밖으로 옮기는 ‘탈중국 공급망’ 재편입니다. 트럼프의 관세전이 변수입니다.
둘째, 트럼프를 비롯한 주요 인사와의 관계 관리 같은 ‘소프트 스킬’인데, 이는 엔지니어 출신 터너스가 상대적으로 약할 수 있는 영역이라 쿡이 당분간 이 역할을 돕기로 했습니다. AI 경쟁 구도 전반은 AI 슈퍼사이클의 다음 주도주 관점에서도 함께 볼 만합니다.
투자자 관점
터너스가 물려받은 애플의 실적 자체는 견조합니다. 2026 회계연도 3분기 애플 매출액이 1094억달러로 아이폰·맥·서비스가 모두 성장했고, 취임 첫날 주가도 3% 가까이 올랐습니다.
결국 관전 포인트는 네 가지입니다. 첫째, 새 시리가 실제로 ‘쓸 만한 AI 비서’로 완성되는지. 둘째, 폴더블 아이폰이 새 성장 곡선을 만드는지.
셋째, 탈중국 공급망 재편이 마진을 훼손하지 않는지. 넷째, 서비스 사업이 규제 압력 속에서도 성장을 이어가는지입니다. ‘쿡의 안정’ 뒤에 온 ‘터너스의 제품·AI 승부’가 애플의 다음 10년을 가를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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