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경기 악화에 늘어나는 권리금 분쟁…권리금의 실체

최근 내수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자영업 시장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습니다.

소비 둔화와 매출 감소로 폐업이 늘어나는 가운데, 상가 임대차 시장에서는 ‘권리금 분쟁’이 새로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한 유튜버가 병원이 입점한 건물의 약국을 권리금 3억6000만원을 주고 인수한 뒤 불과 두 달 만에 병원이 폐업하면서 큰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해당 사연이 알려지자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자영업자들의 사례가 잇따랐고, 권리금의 법적 보호 범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권리금은 무엇이며, 왜 분쟁이 끊이지 않는 것일까요?

내수경기 악화에 늘어나는 권리금 분쟁…권리금의 실체

권리금 실체

권리금은 상가 임대료와는 별개로 기존 임차인이 신규 임차인에게 받는 금전적 대가를 의미합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권리금은 영업시설, 비품, 거래처, 신용, 영업 노하우, 상가 위치에 따른 영업상 이점 등 유·무형의 재산적 가치를 양도하거나 이용하게 하는 대가로 지급되는 금전입니다.

쉽게 말해 기존 사업자가 오랜 기간 동안 쌓아온 영업 가치를 다음 사업자가 이어받는 대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손님이 꾸준히 방문하는 식당, 유명 프랜차이즈 매장, 병원 앞 약국 등은 이미 형성된 고객층과 입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권리금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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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금은 무엇인가?

먼저 권리금에는 바닥권리금이 있습니다. 바닥권리금은 상권과 입지에 대한 프리미엄입니다.

유동인구가 많고 접근성이 좋은 역세권, 번화가, 오랜 상권이 형성된 지역일수록 높게 형성됩니다.

명동, 강남, 홍대와 같은 핵심 상권에서는 바닥권리금만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에 달하는 사례도 존재합니다.

두 번째로 시설권리금입니다. 시설권리금은 인테리어와 각종 설비에 대한 비용입니다.

카페의 커피 머신, 음식점의 주방 설비, 미용실의 의자와 장비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새로 창업하는 것보다 기존 시설을 그대로 인수하는 것이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시설권리금이 발생합니다.

마지막으로 영업권리금이 있습니다. 영업권리금은 고객, 거래처, 브랜드 가치, 운영 노하우 등에 대한 대가입니다.

같은 위치라도 오랜 기간 영업하며 단골 고객을 확보한 매장이라면 신규 창업보다 훨씬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무형의 자산을 평가한 것이 바로 영업권리금입니다.

약국 권리금은 얼마?

일반적으로 동네 분식집이나 소규모 매장의 권리금은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 수준입니다.

반면 병원 앞 약국, 이른바 ‘문전약국’은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의 권리금이 형성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매출의 안정성 때문입니다.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면 자연스럽게 처방전을 가지고 인근 약국을 찾게 됩니다. 따라서 병원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동안 약국은 비교적 꾸준한 매출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 주요 상권의 약국은 권리금만 수십억 원에 거래되는 사례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제주 약국 사례에서 언급된 3억6000만원 역시 일반인에게는 큰 금액으로 보일 수 있지만, 업계에서는 특별히 이례적인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권리금 분쟁 증가

최근 권리금 분쟁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내수경기 침체입니다.

경기가 좋을 때는 매출이 일정 수준 유지되기 때문에 권리금을 지급하더라도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소비가 줄고 폐업이 증가하는 상황에서는 예상했던 매출이 나오지 않으면서 권리금 자체가 분쟁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권리금 분쟁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병원 이전 또는 폐업으로 인한 약국 매출 급감이나 재개발·재건축으로 인한 조기 퇴거, 임대료 급등으로 신규 임차인 확보 실패, 실제보다 부풀려진 매출 자료 제시, 건물 하자 및 누수 사실 미고지, 상권 변화에 따른 영업환경 악화 등입니다.

과거에는 권리금 회수가 비교적 쉬웠지만 현재는 상권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투자 리스크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권리금 법적 보호 가능?

2015년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 이후 권리금은 일정 부분 법적 보호를 받게 됐습니다.

대표적으로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을 거부하거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할 수 없습니다.

만약 임대인이 고의로 권리금 회수를 방해했다면 기존 임차인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에는 분명한 한계도 존재합니다. 권리금 자체를 국가가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계약 후 병원이 폐업했거나 상권이 침체된 경우, 별도의 특약이 없다면 신규 임차인이 손실을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권리금은 투자 원금을 보장받는 권리가 아니라, 일정한 회수 기회를 보장받는 권리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확인해야 할 사항

전문가들은 권리금이 큰 업종일수록 계약 전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특히 건물 재개발 및 재건축 가능성, 최근 3년 이상 실제 매출 자료, 임대차 계약 갱신 가능 여부, 건물 근저당 및 경매 위험성, 권리금 반환 관련 특약 조항 등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약국의 경우 병원이 일정 기간 내 폐업하거나 이전할 경우 권리금을 반환하도록 하는 특약을 넣는 사례도 있습니다.

마무리

권리금은 단순히 자리를 사는 비용이 아닙니다. 입지, 시설, 고객, 영업 노하우 등 사업의 가치를 평가한 일종의 프리미엄입니다.

문제는 경기 침체와 상권 변화가 빨라지면서 과거보다 권리금 회수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최근처럼 내수경기가 위축되는 시기에는 “권리금이 높은 곳일수록 안전하다”는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창업이나 사업 인수를 고려하고 계신다면 권리금 규모만 볼 것이 아니라 해당 상권의 지속 가능성과 계약 조건을 면밀히 검토하셔야 합니다.

권리금 분쟁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계약 전에 충분히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자문을 받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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