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공모가 밑으로…공매도 250억 달러 록업 만료 파장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로 화려하게 데뷔했던 스페이스X가 불과 한 달여 만에 공모가를 밑도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동시에 스페이스X를 향한 공매도 베팅은 3주 만에 6배 가까이 불어났습니다.

지난 6월 12일 나스닥에 상장한 스페이스X는 주당 135달러로 공모가를 확정하며 한때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주가는 이 공모가 아래로 내려앉았고, 공매도 세력은 이 틈을 타 빠르게 베팅을 늘리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스페이스X를 둘러싼 공매도 급증의 배경과, 다음 달로 다가온 대규모 록업 만료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이런 상황을 판단할 때 투자자가 참고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정리해보겠습니다.

스페이스X 공모가 밑으로…공매도 250억 달러 록업 만료 파장

스페이스X 공매도, 6배로 불어나다

시장정보업체 S3파트너스에 따르면 현재 스페이스X 주식 약 1억 8500만 주가 공매도된 상태로, 이는 회사의 유통 가능 주식 수(퍼블릭 플로트) 가운데 약 29%에 해당합니다. 금액으로는 약 250억 달러 규모의 약세 베팅입니다.

불과 3주 전까지만 해도 공매도 물량은 약 4000만 주, 유통 주식의 5~7%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3주 만에 공매도 포지션이 이렇게 급격히 늘어난 것은 이례적인 속도입니다. S3파트너스의 리서치 책임자 매튜 언터먼은 “IPO 이후 투기적 포지션을 쌓아가려는 공매도 세력의 수요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왜 공매도가 몰릴까

공매도 세력이 스페이스X를 표적으로 삼는 이유는 복합적입니다.

가장 직접적인 배경은 주가 자체의 약세입니다. 공모가 135달러를 밑도는 주가 흐름은, 상장 초기 과도하게 낙관적으로 형성됐던 밸류에이션에 대한 재평가가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시가총액 2조 달러는 완성차·항공우주·통신위성 산업을 통틀어도 손꼽히는 규모로, 이 정도 밸류에이션이 정당한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돼 왔습니다.

여기에 최근 반도체·AI 관련 대형 기술주 전반에 걸친 매도세가 겹치면서, 고평가 논란이 있는 성장주 전반이 동반 조정을 받는 흐름도 스페이스X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밸류에이션이 높은 종목일수록 이런 국면에서 공매도의 표적이 되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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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록업 만료라는 더 큰 변수

공매도 세력이 특히 주목하는 다음 이벤트는 오는 8월 초로 예정된 록업(보호예수) 만료입니다.

록업(Lock-up, 이른바 락업)은 상장 전 주주들이 일정 기간 동안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장치로, 통상 IPO 이후 3~6개월 사이에 만료됩니다.

스페이스X의 경우 이번 록업 해제 대상 물량이 무려 123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상장 초기 주주와 임직원들이 보유한 막대한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풀릴 수 있는 잠재적 매도 압력이라는 뜻입니다.

일반적으로 록업 만료를 앞둔 시점에서는 두 가지 힘이 충돌합니다. 기존 주주들이 차익 실현을 위해 매도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하방 압력을 주는 한편, 그 물량이 실제로 얼마나 시장에 풀릴지, 그리고 신규 수요가 이를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지는 만료 시점이 돼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매도 세력 입장에서는 이 불확실성 자체가 베팅의 근거가 됩니다.

록업 만료, 역사적으로는 어떤 패턴을 보였나

록업 만료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사례마다 다르지만, 몇 가지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패턴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록업 만료를 앞둔 몇 주간은 매도 우려로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실제 매도가 나오기도 전에 시장이 선제적으로 이 리스크를 가격에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만료 이후에는 오히려 우려했던 것만큼 대규모 매도가 나오지 않아 주가가 안정되거나 반등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내부자들이 장기적인 회사 전망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락업이 풀려도 바로 팔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다만 스페이스X처럼 락업 해제 규모 자체가 압도적으로 크고, 동시에 주가가 이미 공모가를 밑돌고 있는 상황이 겹치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미 평가손실 상태에 있는 초기 투자자나 임직원 입장에서는 추가 하락 우려 때문에 오히려 서둘러 매도에 나설 유인이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자가 확인해야 할 신호

록업 만료를 앞둔 종목을 판단할 때는 다음 세 가지를 살펴보는 것이 유용합니다.

첫째, 만료 시점까지의 주가 흐름입니다. 공모가 대비 프리미엄 상태인지 할인 상태인지에 따라, 락업이 풀린 주주들의 매도 유인 자체가 달라집니다.

둘째, 공매도 잔고의 방향입니다. 만료를 앞두고 공매도가 계속 늘어난다면 시장이 대규모 매도 물량 출회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뜻이고, 반대로 줄어든다면 우려가 완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셋째, 회사의 펀더멘털 변화입니다. 록업 만료라는 수급 이벤트와 별개로, 실적이나 사업 진행 상황에 실질적인 변화가 있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이 물량 부담이 일시적 수급 이슈인지 구조적 밸류에이션 조정인지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스페이스X를 둘러싼 이번 공매도 급증과 다가오는 락업 만료는, 역사상 최대 규모 IPO 가운데 하나였던 종목이 상장 두 달 만에 겪고 있는 현실적인 시험대를 보여줍니다.

록업 만료는 그 자체로 회사의 펀더멘털을 바꾸는 이벤트는 아니지만, 대규모 물량이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불확실성만으로도 단기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만료 시점까지의 주가와 공매도 잔고 추이, 그리고 실제 만료 이후 물량이 얼마나 출회되는지를 순차적으로 확인하며 판단하는 것이, 이런 이벤트 앞에서 가장 실용적인 접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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