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르면 어떤 주식이 웃을까…긴축 2막 업종별 전략 완전정리

한국은행이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국내 증시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지난 몇 년간 이어져온 완화 기조가 끝나고, 이른바 ‘긴축 2막’이 시작된 셈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궁금한 것은 하나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어떤 업종이 웃고 어떤 업종이 울까요.

이 질문은 사실 이번 금리 인상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금리 사이클은 반복되고, 그때마다 비슷한 패턴이 나타납니다. 이번 글에서는 금리 인상기에 업종별 희비가 갈리는 구조적인 이유를 정리하고, 이번 사이클이 과거와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투자자가 실제로 확인해야 할 지표는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특정 시점의 종목 추천이 아니라, 앞으로 금리 사이클이 바뀔 때마다 꺼내 볼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금리 오르면 어떤 주식이 웃을까…긴축 2막 업종별 전략 완전정리

금리와 주가, 왜 반대로 움직일까

금리 인상이 증시에 부담이 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할인율’에 있습니다.

주식의 가치는 결국 그 기업이 미래에 벌어들일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값입니다. 이때 미래의 돈을 현재 가치로 바꾸는 데 쓰이는 것이 할인율이고, 금리는 이 할인율의 기준이 됩니다. 금리가 오르면 할인율도 함께 올라가고, 그만큼 미래 이익의 현재 가치는 줄어듭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이 효과는 모든 기업에 똑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익이 먼 미래에 몰려 있는 기업일수록 할인율 상승의 타격이 훨씬 큽니다. 반대로 지금 당장 안정적인 현금을 벌어들이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습니다. 금리 인상기에 성장주가 가치주보다 부진한 경향을 보이는 근본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또 하나는 자금조달 비용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회사채 발행금리와 대출금리가 함께 올라 기업의 이자 부담이 커집니다. 부채 비중이 높거나 대규모 설비투자를 진행 중인 기업일수록 이 부담이 직접적인 실적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수혜 업종: 금리가 곧 매출인 곳들

금리 인상기에 가장 명확한 수혜를 받는 업종은 금융, 그중에서도 은행과 보험입니다.

은행의 수익 구조를 보면 이유가 분명합니다. 은행은 예금을 받아 대출로 운용하는데, 조달 쪽(예금)은 상대적으로 고정금리 비중이 높은 반면 운용 쪽(대출)은 변동금리 비중이 높습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가 먼저, 더 빠르게 오르기 때문에 예대마진, 즉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됩니다. 최근처럼 가계대출 잔액이 늘어나는 국면에서는 이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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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도 대표적인 금리 인상 수혜 업종입니다. 보험사는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채권 등 안전자산에 운용하는데, 금리가 오르면 새로 투자하는 채권의 수익률이 높아져 운용자산 수익률이 개선됩니다. 지급해야 할 보험금은 금리와 큰 상관이 없기 때문에, 운용 수익 증가분이 그대로 이익 개선으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과거 금리 인상 국면에서 코스피 보험 지수가 시장 수익률을 크게 웃돌았던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이 밖에 자산가치주, 즉 PBR이 낮고 보유 자산이 탄탄한 기업들도 금리 인상기에 상대적으로 방어력을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미래 성장성보다 현재 보유한 자산 가치에 근거해 평가받기 때문에, 할인율 상승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입니다.

부담 업종: 미래를 팔아온 곳들

반대로 부담이 커지는 쪽은 명확합니다.

첫째는 성장주 전반입니다.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인공지능(AI) 같은 업종은 높은 성장성을 근거로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을 받아왔습니다. 이익의 상당 부분이 몇 년 뒤에 실현될 것이라는 기대에 기반해 있기 때문에, 할인율이 오르면 그 기대의 현재 가치가 크게 깎입니다. 실적 자체는 좋아도 주가는 흔들릴 수 있는 이유입니다.

둘째는 증권업입니다. 금리 인상은 통상 채권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데, 증권사들은 상당 규모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어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거래대금 위축 가능성까지 겹치면 실적 부담이 커집니다. 같은 금융업 안에서도 은행·보험과 증권의 희비가 엇갈리는 것이 금리 인상기의 전형적인 패턴입니다.

셋째는 부채 의존도가 높은 업종입니다. 건설, 유틸리티, 일부 중소형 제조업처럼 레버리지가 큰 산업은 이자 비용 증가가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번 사이클, 과거와 무엇이 다른가

다만 교과서적인 공식을 그대로 적용하기 전에 반드시 짚어야 할 대목이 있습니다. 바로 금리 인상의 ‘배경’입니다.

금리 인상은 크게 두 가지 상황에서 이뤄집니다. 경기가 과열돼 물가를 잡기 위한 인상과, 경기가 나쁜데도 물가만 오르는 상황에서의 인상입니다. 전자는 기업 실적이 함께 좋아지는 국면이라 주가 하락이 제한적인 반면, 후자는 실적과 밸류에이션이 동시에 압박받는 최악의 조합입니다.

이번 한국은행의 인상은 어느 쪽에 가까울까요. 물가 상승률이 3%대로 올라선 것이 직접적인 배경이었지만, 동시에 반도체 수출 회복과 기업 실적 개선세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즉 경기 둔화가 아니라 성장률 개선과 물가 상승이 맞물린 상황에서의 인상이라는 점에서, 과거의 전형적인 긴축 국면과는 결이 다릅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이 증시 전체를 급격한 하락세로 돌려세울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여기에 이번 인상이 시장 예상에 정확히 부합했다는 점에서, 상당 부분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평가도 우세합니다.

그렇다면 투자자는 무엇을 봐야 하나

금리 사이클을 판단할 때 다음 세 가지를 순서대로 확인하면 유용합니다.

첫째, 인상의 배경입니다. 물가 때문인지, 경기 과열 때문인지, 아니면 환율 방어 때문인지에 따라 시장 반응이 달라집니다. 성장이 동반된 인상이라면 업종별 차별화 장세가, 성장이 없는 인상이라면 시장 전반의 조정이 나타나기 쉽습니다.

둘째, 추가 인상 가능성입니다. 한 번의 인상보다 ‘앞으로 몇 번 더 오를 것인가’가 주가에 더 큰 영향을 줍니다. 중앙은행 총재의 발언과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의 문구 변화, 금통위원들의 소수의견 여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업종별 이익 전망의 방향입니다. 금리 부담이 커져도 이익 전망이 더 빠르게 개선되는 업종은 주가가 버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익 전망까지 하향되는 업종은 밸류에이션 압박과 실적 부진이 겹치면서 낙폭이 커질 수 있습니다.

마무리

금리 인상기에는 은행과 보험이 웃고 성장주와 증권이 부담을 받는다는 것이 오랫동안 반복돼온 패턴입니다. 이번 한국은행의 인상 역시 큰 틀에서는 이 공식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이번 사이클은 경기 둔화가 아닌 성장과 물가 상승이 맞물린 국면에서의 인상이라는 점에서, 과거처럼 시장 전체가 무너지기보다는 업종별 차별화가 뚜렷해지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교과서적인 수혜·피해 업종 구분을 출발점으로 삼되, 인상의 배경과 추가 인상 가능성, 업종별 이익 전망이라는 세 가지 축을 함께 확인하며 판단하는 것이 이런 국면에서 가장 실용적인 접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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