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영 증조부 안상호 친일행적 집중 분석…’4대째 의사 집안’

최근 넷플릭스 작품을 통해 대세 배우로 떠오른 하영(본명 안하영·33)을 둘러싼 논란이 광복절을 앞두고 확산되고 있습니다.

논란의 시작은 하영이 방송에서 자신의 가족사를 소개하면서 하영 증조부 안상호 이력을 언급한 것이었습니다. 하영은 자신이 ‘4대째 의사 집안’ 출신이라고 소개하며 증조부가 일본에서 서양의학을 배워 한양에 병원을 개원했고, 고종을 진료하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처음에는 유명 배우의 남다른 집안 배경으로 관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온라인에서 증조부 안상호의 일제강점기 행적이 재조명되면서 상황은 급격히 달라졌습니다.

특히 안상호가 일제강점기 친일 성격의 단체인 대정친목회에 참여했다는 기록과 당시 일본식 동화를 긍정적으로 표현한 언론 인터뷰 등이 알려지면서 친일 행적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거졌습니다.

배우 하영 증조부 안상호 친일행적 집중 분석…'4대째 의사 집안'

‘4대째 의사 집안’ 소개가 논란의 시작

논란은 지난 7일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하영은 넷플릭스 시리즈 홍보를 위해 출연해 가족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자신이 4대째 의사 집안 출신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영은 증조할아버지가 일본에 가서 양의학을 배운 뒤 한양에서 병원을 개원한 의사였으며, 고종을 진료했다는 이야기도 가족에게 들었다고 소개했습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언니까지 의사로 이어졌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방송 이후 온라인에서는 ‘4대째 의사 집안 배우’라는 점이 화제가 됐습니다.

그러나 네티즌들이 하영이 언급한 증조부가 누구인지 추적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하영의 증조부가 근대 의사 안상호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의 일제강점기 행적을 둘러싼 자료들이 잇따라 재조명됐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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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안상호 어떤 인물이었나

하영 증조부 안상호는 대한제국 시기 근대 의학을 공부한 의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일본으로 건너가 의학을 공부한 뒤 일본 의사 자격을 취득하고 귀국해 의료 활동을 했으며, 왕실 의료에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때문에 안상호는 한국 근대 의학사에서 주목할 만한 인물로 평가받아 왔습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이후의 행적에서는 논란이 될 만한 기록들이 확인됩니다.

특히 1916년 결성된 대정친목회에 안상호가 평의원으로 이름을 올린 사실이 대표적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대정친목회는 당시 이완용과 민영휘 등 대표적인 친일 인사들이 참여했고, 조선총독부의 내선융화 정책에 협력한 단체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때문에 안상호의 대정친목회 참여 기록은 이번 친일 행적 논란의 핵심적인 근거 가운데 하나가 됐습니다.

배우 하영 증조부 안상호 신문 기사

1918년 매일신보 인터뷰 재조명

안상호의 과거 행적을 둘러싼 논란에서 또 하나 주목받은 기록은 1918년 12월 10일자 매일신보 기사입니다.

당시 조선총독부 기관지였던 매일신보는 안상호의 가정을 일본식 생활에 동화된 사례로 소개했습니다.

해당 기사에서 안상호는 자신의 생활 방식과 관련해 자신이 일본인과 똑같다고 표현하고, 조선 옷을 입지 않으며 매운 음식도 먹지 못한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또 조선 사람들과 별로 교류하지 않아 불편한 점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습니다.

당시 매일신보가 이러한 내용을 ‘일본화된 조선인’의 사례로 소개했다는 점에서, 해당 인터뷰 역시 안상호의 친일 행적을 둘러싼 논쟁에서 중요한 자료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다만 당시 언론 보도의 성격과 시대적 배경까지 함께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개별 발언만으로 인물 전체를 단정하기보다는 관련 사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완용 치료 기록도 재조명

안상호는 이완용을 치료한 의료진 가운데 한 명으로 기록돼 있다는 점도 이번 논란에서 다시 주목받았습니다.

1909년 독립운동가 이재명 의사가 이완용을 공격해 중상을 입힌 사건이 발생했는데, 당시 안상호가 이완용을 치료한 의료진 가운데 한 명으로 기록돼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 부분은 의사라는 직업적 역할과 친일 행적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환자를 치료했다는 사실 자체가 곧바로 친일 행위라고 단정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번 논란에서 보다 중요한 것은 안상호가 이후 어떤 정치적·사회적 활동을 했는지, 그리고 그 활동이 일제의 식민통치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역사적 평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소속사의 초기 대응도 논란 키워

논란이 확산되면서 하영의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의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소속사는 처음에는 하영 증조부가 안상호라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온라인에서 제기된 친일 행적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후 대정친목회 관련 기록 등이 확인되자 소속사는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습니다.

소속사는 충분한 검증 없이 사실무근이라고 성급하게 답변한 점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논란이 이미 커진 상황에서 사실관계를 충분히 확인하기 전에 의혹을 부인했다가 입장을 번복하면서 오히려 여론의 비판이 커진 것입니다.

배우 하영 사과문
배우 하영이 작성한 사과문

하영도 직접 사과

결국 하영도 직접 사과문을 공개했습니다.

하영은 자신의 가족을 통해 전해 들은 이야기로 증조부의 삶을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다며, 관련 자료를 직접 찾아보는 과정에서 증조부의 친일적 행적을 알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역사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가족사를 자랑처럼 언급한 점을 반성한다며 후손으로서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

하영은 앞으로 우리 역사를 깊이 있게 공부하고 독립유공자와 광복을 위해 힘쓴 사람들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는 취지의 입장도 밝혔습니다.

이번 사과는 적어도 하영 본인이 논란을 단순한 온라인 의혹으로 치부하지 않고 역사적 문제로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방송·광고계로도 후폭풍 확산

논란은 하영 개인의 사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영이 출연 예정이었던 넷플릭스 관련 인터뷰 일정이 취소됐고, 공동 출연자인 정해인의 일정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또 하영이 출연했던 ‘옥탑방의 문제아들‘의 다시보기 서비스가 중단되는 등 방송 콘텐츠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삼성전자와 의류 브랜드 등 하영이 모델로 참여했던 일부 광고 콘텐츠 역시 비공개 처리됐습니다.

하영을 둘러싼 논란이 단순한 연예인 개인의 가족사 논란을 넘어 방송과 광고업계까지 영향을 미친 셈입니다.

또 안상호를 과거 독립운동과 관련된 인물로 소개했던 지방자치단체의 공식 게시물까지 비공개 처리되면서, 안상호에 대한 기존 평가를 다시 검증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나타났습니다.

친일인명사전 미등재 면죄부 될 수 있을까

이번 논란에서는 안상호가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올라 있지 않다는 점도 함께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민족문제연구소는 안상호가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되지 않은 것이 친일 행적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선정 기준에 미달해 수록이 보류된 것이며, 새로운 사료가 발견될 경우 역사적 평가 역시 계속 검토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실제로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가는 새로운 자료가 발견되면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 인물이 어떤 명단에 포함돼 있는지 여부만으로 모든 역사적 평가를 결정하기보다는 당시의 문서와 언론 보도, 단체 활동 기록 등 다양한 사료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상 잘못, 후손에게 책임 물어야 할까

이번 사건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 가운데 하나는 ‘조상의 행적과 후손의 책임’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입니다.

안상호의 행적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별도로 이뤄져야 하지만, 그 후손인 하영에게 조상의 행적 자체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후손이라는 이유만으로 조상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직접 부담시키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면 유명인이 가족사를 대중에게 소개하는 과정에서 역사적으로 논란이 있는 인물을 아무런 검증 없이 자랑스럽게 소개했다면, 그 표현에 대해서는 별도의 사회적 평가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단순히 ‘친일파의 후손인가’라는 문제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역사적 인물의 공과를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있었는지, 그리고 가족의 기억만으로 역사를 단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안상호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안상호의 삶을 보면 근대 의학을 받아들이고 의사로 활동하면서 왕실 의료에도 참여했던 인물이라는 측면이 있습니다.

동시에 일제강점기에는 대정친목회 평의원으로 활동한 기록이 있고, 당시 일본식 동화 정책과 관련해 긍정적으로 소개된 발언도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안상호에 대한 평가는 어느 한쪽의 기록만을 가지고 단순하게 판단하기보다는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구체적인 활동 내용을 종합해 이뤄져야 합니다.

특히 ‘근대 의학 발전에 기여했다’는 사실과 ‘일제강점기 친일 성격의 단체에 참여했다’는 사실은 서로 배타적인 기록이 아닐 수 있습니다.

역사적 인물은 여러 측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하영 논란 역시 이런 역사적 복합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과거의 역사를 현재의 시선으로 무조건 미화하거나 반대로 단편적인 자료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단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새로운 사료가 발견된다면 기존의 평가 역시 다시 검토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영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자신의 가족사를 다시 돌아보고 우리 역사를 깊이 공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건이 단순한 연예인 논란으로 소비되는 데 그치지 않고, 일제강점기의 역사와 친일 행적, 그리고 후손의 책임에 대해 우리 사회가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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